[한류타임즈 함상범 기자] 기발하고 색다른 콘텐츠로 관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연출자이자 기획자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작가로서 티빙 오리지널 ‘괴이’에 손을 댔다. 스릴러 분야에서 독창적인 길을 걷고 있는 류용재 작가와 함께다. 

‘괴이’는 지방군청에서 관광 유치를 목적으로 꺼낸 귀불이 결계가 풀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귀불의 눈을 본 사람들은 환각 증세를 거쳐, 분노와 혐오에 빠져 주위 사람들에게 폭력을 자행한다. 마치 좀비로 변한 것처럼, 인간인 듯 혹은 살아있는 시체인 듯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지점에서 광기를 드러낸다. 

당초 멜로에서 작품을 시작했다고 밝힌 ‘괴이’는 연 감독이 집필한 tvN ‘방법’과 유사한 그림이다. 과거 동양 종교에서 있었던 특정한 소재를 꺼내 현실에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욕심에 가득찬 인간의 악을 도출한다. 다만 이전 작품 대부분이 퍼즐형 형태의 복잡한 구성이었다면, 30분 6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에 맞게 한 사건을 향해 스트레이트로 내달린다. 

‘괴이’를 보기 위해 티빙에 가입한 인구가 적지 않을 정도로, 이름값을 톡톡히 보여준 이번 작품에는 구교환과 신현빈, 박호산, 남다름, 김동연, 김지영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올해 최대 기대작인 ‘괴이’ 한창 방영 중인 가운데 연상호 감독과 류용재 작가가 지난 4일 한류타임즈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사람이 전한 ‘괴이’ 속 미스터리한 설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일문일답으로 펼쳐본다. 

 

Q. ‘지옥’과 ‘괴이’ 모두 분량이 짧다보니, 후반부 결말에 궁금증이 쌓인다. 이러한 방식이 노림수인가. 

연상호(이하 연): ‘지옥’은 각 부가 완전한 하나의 이야기여서 형식이 다르다는 생각은 든다. ‘괴이’ 같은 경우는 이전처럼 퍼즐형 형태가 아니라 이야기 중심의 이야기다. ‘괴이’는 아주 스트레이트하고 빠른 식의 호흡을 갖는다. 하나의 영화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호흡이다. 

Q. 일각에서는 캐릭터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연: ‘괴이’처럼 스트레이트한 스타일의 서사가 시리즈에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일종의 챌린지도 있었던 것 같다. 캐릭터 서사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있다. 이것은 퍼즐형 형태가 아닌 짧은 시간의 진행되는 직진 형태의 서사에서 오는 낯섦이 아닐까 싶다.

류용재(이하 류): 캐릭터 설명 부족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아무래도 사건 중심이다 보니까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자제했다. 그만큼 인물 이야기가 그만큼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Q. ‘괴이’ 공개 첫 주 유료가입기여자수와 시청UV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 예상했는지.  

연: 작품을 할 때마다 잘 되는 포인트도 있고, 안 되는 포인트도 있다. 많은 경험을 하긴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딱딱 알 수 있다고 하면, 그렇게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돼지의 왕’ 원작자로서 티빙 오리지널 작품을 정말 잘 봤다. 지금 ‘돼지의 왕’보다 더 잘 될 줄 알았다. 평단의 평가도 더 좋았다. ‘괴이’가 어떤 면에서 티빙의 역대 1위를 했는지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제가 하는 작품 중에 호불호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비율 차이나 이런 것들은 체크는 하고 있다. 다음 작업이나 다음 작품할 때는 참고할 계획이다. 객관적으로 알아내려고 노력은 하고 있으나, 다음 작품 할 때쯤이면 시대 매체가 달라져 있고, 그때에는 또 포인트가 달라져 있을 것이다. 대중 작품 하는 입장에서 예측하고 따라가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Q. 배우 캐스팅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면?

연: 구교환이야 어떤 역을 맡아도 구며들게끔 하는 훌륭한 배우다. ‘괴이’에 참여해줘서 고마웠다. 개인적으로는 신현빈 배우와 부부로 어울릴까라는 생각은 했었다. 막상 이미지를 보니까 정말 잘 어울리더라. 신현빈 배우가 어떻게 보면 표현할 게 강하면서도, 결이 되게 많아야 하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정말 잘해준 것 같다.

김지영은 석희로 드라마의 한축을 담당했다. 강인한 어머니인데, 어떻게 보면 마을에 이미지의 연장선이면서, 기존 드라마에서 안 했던 상황을 만들어준 것 같다. 곽동연은 굉장히 세고 드라마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역할인데, 연기 보고 깜짝 놀랐다. 시골 촌놈 같이 느껴져서 좋았다.

Q. 왜 저주의 형태를 ‘좀비’와 흡사한 형태로 표현했나. 그리고 그 매개체는 눈이었다. 왜 그런 설정을 만들었나.

연: 2화 소제목이 좀비였다. 원래 대본에서는 좀비라는 말을 한다. ‘쟤네는 좀비니까 죽여야 해’라는 대사다. 좀비물을 많이 봤기 때문에 좀비가 됐는데도 안 죽이면 답답하니까 넣었다. 

류: 애초에 기획의도에서 귀불은 엄청나게 거대한 악귀가 들린 형상이었다. 귀불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았는데, 후반부 ‘수진’(신현빈 분)과 ‘기훈’(구교환 분) 어떻게 풀어낼지에 극적인 면을 생각했을 때 눈으로 작동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오컬트적으로 저주를 깨는 게 좋을 것 같았다.

 

Q. 분량이 약 30분 6부작인데, 다른 곳에서도 시도되지 않은 분량인 것 같다. 어떻게 이런 구성을 생각하게 됐나.

연: 이야기가 스트레이트한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시간으로 하면 한나절 정도 일어나는 일이다. 시리즈로 다룬다는 것에서, 어떤 러닝타임이 적당할까 고민하다가 30분짜리 6부작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었다.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봐도 재밌지 않을까 싶었다. 티빙에 제안했는데, 티빙에서도 다행히 시도해볼만 하겠다고 생각해줬다. 기존 방송에서는 기획하기 힘든 포맷이다. 아시아권에서도 포맷에 대한 제약이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수출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포맷에 어울리는 서사를 개발할 만하다고 본다.

Q. 기존 좀비물과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정확히 차이점은 무엇인가. 

류; 좀비들은 어쨌건 단순한 감염이 목적이라면, 귀불은 각자의 마음속에서 타인을 적으로 보기도 하고, 자신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아 자살을 하기도 한다. 트라우마에 따라 자살이나 살인으로 나뉜다. 이게 좀비물과는 다른 형태로 봤다.

Q. 엔딩에서 수진과 기훈이 새로운 귀불을 발견한다. 어떤 시즌2을 생각하고 있나. 

연: 시즌2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콤비로서 얘기가 더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괴이’ 설정은 좋으나 우리가 했던 스트레이트한 방식의 전개는 수정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훈과 수진의 캐릭터를 살리는 정교한 오컬트물이면 재밌을 것 같다.

류: 귀불이라는 설정 자체가 발휘하는 영향력 때문에 지금의 구조로 갈 수밖에 없었다면, 콤비가 오컬트가 조사하는 형태의 다른 템포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 감독님이 그런 소재가 어마어마하게 쌓아놓고 있다. 충분히 다양한 방식으로 풀 수 있을 것 같다.

사진=티빙

함상범 기자 intellybeas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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