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혈압 변동폭이 커져 뇌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이 높아지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freepik>
 

[한류타임즈 정원기 기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압의 변동 폭이 커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 저하돼 혈관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뇌동맥류 파열 확률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에 결손이 생겨 그 부분이 꽈리처럼 부푸는 증상으로 100명 중 15명이 병원 도착 전 사망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는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뇌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부푼 혈관이 터지면 머리를 망치로 맞아 깨질 것 같은 정도의 극심한 두통과 함께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심각한 뇌 손상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잃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질환이다.

 

◆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 검사 권유

뇌동맥류의 발생 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지만 뇌동맥류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위험인자들로 흡연, 고혈압, 가족력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직계가족 중 2명 이상에게서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경우에는 자각 증상이 없어도 조기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혈압 변동폭이 커져 뇌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 갑작스런 시력 저하가 나타나면 뇌동맥류 의심

일반적으로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적다. 주로 편두통, 긴장성 두통, 어지럼증 등으로 인해 내원한 환자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도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사시, 복시(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현상), 안검하수(윗눈꺼풀이 늘어지는 현상), 시력 저하 등과 같은 뇌신경 마비 증상이나, 간질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MRA 검사로 95% 이상의 뇌동맥류 진단

뇌동맥류는 뇌혈관 CT(컴퓨터 단층 촬영), MRA(자기공명 혈관조영술)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MRA 검사로 뇌동맥류의 95%를 잡아낼 수 있으므로 파열 전에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진이 환자의 동맥류와 주변 혈관을 더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뇌혈관 조영술을 추가적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 뇌동맥류 치료방법

뇌동맥류의 치료법은 신경외과에서 시행하는 전통적인 방법 중의 하나로 보통 두개골편을 제거하고 뇌조직 사이에 위치해 있는 뇌동맥류를 확보한 뒤 의료용 클립으로 해당 부위를 결찰(매듭을 짓는 방법)하여 동맥류 외부에서 혈액의 흐름을 차단하는 결찰술이 있다. 또 허벅지의 대퇴동맥에서 카테터를 삽입하고 뇌의 동맥으로 접근하여 뇌동맥류 안에 얇은 백금코일을 채워 넣어 뇌동맥류를 막는 코일색전술 방법이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개두술을 하는 결찰술보다 코일색전술이 부담이 적은 치료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뇌동맥류의 경부가 너무 넓은 경우에는 코일색전술을 통한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최근에는 뇌혈관 중재시술(긴 관을 통해서 좁아진 혈관에 접근하여 치료하는 방법)의 발전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스텐트 보조 코일색전술, 플로우 다이버터(Flow Diverter)를 활용하여 혈액이 뇌동맥류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시술 등 개두술을 동반하지 않는 다양한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최종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열성 뇌동맥류의 약 15%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한다. 병원에서 치료를 하더라도 30% 정도는 치료받는 도중에 목숨을 잃는다. 생존자들 중에서도 18% 정도만 장애 없이 정상 생활을 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며 “평소 금연, 혈압관리에 주의하고 뇌동맥류 발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조기 뇌혈관 검사를 통한 빠른 진단이 뇌동맥류 발병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메디컬바이오팀 기자 medical-bio@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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