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타임즈 홍헌표 전문기자] 떠나갈듯한 응원의 함성 그리고 숨막히는 승부.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온 야구장에서 키움이 포스트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승리로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끝장 승부까지 몰고 갔다.

 

정규시즌 5위 키움은 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1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위 두산에 7-4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비기거나 지면 와일드카드에서 탈락하는 키움 처지에서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1차전이었다. 그래야 2차전에서 최종승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숨 막히는 승부의 매조지는 박병호와 이정후라는 키움을 대표하는 두 명 스타의 몫이었다.

 

키움은 선발 안우진을 내세웠다. 키움으로서는 학교폭력에 이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논란까지 빚으며 숱한 비난의 화살을 받았던 안우진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선발로테이션에 애를 먹는 두산은 안우진과 같은 스타일이면서 22살 동갑내기인 곽빈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전반까지는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두 선발투수 모두 시속 150㎞를 웃도는 직구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포스트시즌 선발투수다운 호투를 했다.

경기 내용은 키움이 달아나면 두산이 쫓아가고 또 달아나면 또 쫓아가는 쫓고 쫓기는 치열한 양상이었다.

 

키움이 5회초 1사 1,2루에서 이지영의 중전적시타로 선제점을 올린 뒤 7회초 1사 3루에서 역시 이지영이 3루수 땅볼로 타점을 올려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리고 곧이은 7회말 두산이 1사 2,3루 찬스에서 대타 김인태가 좌중간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6회까지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이라는 올해 최고의 피칭을 과시하던 안우진은 김인태에게 결정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안우진이 내려가면서 두산쪽으로 흐름이 넘어가는가 싶었지만 이후 양상은 여전히 박빙의 흐름이었다.

 

키움이 8회초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한 뒤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김웅빈이 또다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내면서 키움이 다시 4-2로 앞섰다.

그러나 시소는 다시 움직였다.

두산이 8회말 2사 2루에서 김재환이 막 마운드에 오른 키움 마무리 조상우로부터 우월 2점 홈런을 날려버리고 다시 4-4 동점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두산의 추격에 기운이 빠질만도 한 키움이었지만 키움에는 이정후와 박병호라는 타자가 살아있었다.

그리고 이 두명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초 이지영과 박동원이 내야땅볼 아웃됐지만 키움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이용규와 김혜성이 연속 볼넷을 얻어 2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여기에서 정규시즌 타격왕 이정후의 한방이 터졌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2타점 2루타를 날린 것이다. 그리고 다시 2점 차 리드를 잡은 키움의 다음 타자 박병호가 좌중간에 떨어지는 쐐기 적시타로 이정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 처음으로 3점 차 리드를 잡은 키움의 승리가 사실상 예약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승리는 결코 쉽게 얻어지지는 않았다.

9회말 두산이 선두타자 김재호의 볼넷과 대타 안재석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계범이 1루수 플라이 아웃된 뒤 9번타자 강승호가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1사 만루의 찬스로 판을 벌려놓고 상위타순으로 공격의 바통을 이었다. 그런데 1번타자 정수빈의 2루수 플라이 아웃됐고 이어 페르난데스는 3루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숨 막히는 긴장의 끈이 풀어졌다.

 

두산으로서는 지기는 했지만 마무리 조상우를 괴롭히며 43개의 공을 던지게 한 점에 그나마 위로를 삼아야 했다. 정규시즌 34개가 최다투구였던 조상우는 대체할 불펜투수가 없이 홀로 뒤를 지키느라 43개에 이르는 공을 던져 2차전 정상적인 등판이 사실상 힘든 처지가 됐다.

 

그러나 막판까지 몰리기는 두산도 마찬가지 처지다.

2차전은 한국시리즈를 방불케하는 총력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도입된 2015년 이후 5위 팀이 2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일 이어지는 2차전에 두산은 김민규, 키움은 정찬헌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홍헌표전문 기자 hhp41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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