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타임즈 홍헌표 전문기자]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사태가 끝 모를 지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남원 전 감독과 김사니 감독대행의 이른바 ‘폭언’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낯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물인 조송화는 서 전 감독이 물러나자 은퇴를 번복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 더해 구단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무능력과 무기력의 민낯을 드러냈다. 조송화의 임의탈퇴를 한국배구연맹(KOVO)에 신청했다가 반려되는 망신도 당했다. 임의탈퇴라는 기본적인 행정절차에 대한 무지가 이유였다.

 

이 모든 일들을 지켜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분탕질(?)로 한창 인기가 올라간 프로배구의 열기가 순식간에 식었다가 도쿄올림픽에서의 감동으로 다시 정상을 찾고 힘을 차리려던 프로배구에 또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일의 해법은 간단하다.

김사니 감독대행이 주장하는 서 전 감독의 폭언 논란은 당사자 그리고 그 장소에 있었던 선수들 혹은 관계자들이 직접 만나 무릎맞춤을 하면 될 일이다. 구단이 나서서 해도 좋고 한국프로배구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KOVO가 나서도 된다. 비단 IBK기업은행만의 일이라 한국프로배구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의미에서 KOVO의 적극적인 중재 혹은 해결노력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조송화는 구단의 말대로라면 ‘지난 13, 14, 15일 대화할 때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니 그대로 하면 될 일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계약해지를 할 수도 있다.

조송화는 현재 서남원 전 감독이 물러나고 나니 슬그머니 입장을 바꾸고 있다.

함께 하던 감독에게 항명하면서 무단이탈이라는 독약을 팀에 뿌려놓은 장본인이 이제는 감독이 물러나고 나니 돌아오겠다는 말은 ‘성공한 쿠데타’라는 말도 안 되는 당찬(?) 기세로밖에는 여겨지지 않는다.

 

또한 김사니 감독대행 역시 지금와서 떠난 서 전 감독에게 모든 것을 전가하는 식의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무슨 말을 하든 과거를 들춰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직 하려면 앞서 말한 무릎맞춤에서 시원하게 있었던 일들을 밝히면 되는 일이다.

김 대행 역시 이번 사태가 불거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장 리그를 이어가야 하는 구단의 처지에서 새 감독이 선임되기 이전까지 최선을 다해 팀을 안정시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감독대행이 거꾸로 팀을 흔들고 왜 마치 대오를 갖춰 전 감독 성토장을 만들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새 감독이 선임되면 본인 말처럼 물러나게 될 김 감독대행은 현재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서 전 감독을 편들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감독으로서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를 다그치고 혼낼 수도 있는 일이다.

감독은 성인군자가 아니다. 이번 사태를 보자면 과연 얼마나 자주 그런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걸핏하면 선수들을 나무라고 혼내는 지도자는 지도자의 기본이 없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웃어넘기는 지도자는 더욱 기본이 없다.

IBK기업은행은 도쿄올림픽 4강의 주역인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 트리오를 품고 야심차게 시즌을 맞았다. 올림픽 후광으로 구단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인기는 절로 얻었다.

그런데 성적이 기대와는 정반대이다보니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에 벼랑 끝에 몰렸을 서 전 감독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이유다.

 

IBK기업은행발(發) 악재는 하루빨리 마무리되고 해결돼야 한다. 김희진은 “선수는 선수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구단은 구단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그리고 감독대행은 감독대행대로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리고 KOVO도 마찬가지고.

당연하고도 간단한 일들이 왜 이렇게만 꼬여가고 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진=IBK기업은행 배구단 사태의 진원지인 조송화의 뒷모습/IBK기업은행 알토스 홈페이지>

 

홍헌표전문 기자 hhp41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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