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타임즈 박정욱 전문기자] 장우진(26·국군체육부대)과 임종훈(24·KGC인삼공사)이 한국 탁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두 선수는 한국 탁구 사상 처음으로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4위인 장우진-임종훈 조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 남자복식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4위인 도가미 순스케-우다 유키야 조(일본)를 3-1(8-11 11-4 11-9 11-7)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던 도가미-우다 조에 깔끔하게 설욕을 해 승리의 기쁨을 더했다.

 

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은메달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은 처음이다. 종전까지는 세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동메달만 통산 8차례 따냈다. 1987년 뉴델리 대회의 안재형(탁구 해설위원)-유남규(삼성생명 감독) 조의 동메달이 처음이었고,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이상수(삼성생명)-정영식(미래에셋증권) 조의 동메달이 가장 최근이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2017년 처음 짝을 이뤄 그해 열린 독일오픈에서 국제무대에 데뷔했고, 2018년 코리아오픈과 그랜드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세계선수권에는 이번에 처음 출전했다. 2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남자복식 조다.

 

결승전 상대는 이날 준결승에서 린가오위안-량징쿤 조(2위·중국)를 3-0(12-10 11-8 11-8)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한 크리스티안 카를손-마티아스 팔크 조(31위·스웨덴)다.

 

2017년부터 국제대회에 나선 카를손-팔크 조는 장우진-임종훈 조와 아직 맞대결한 적이 없다. 한국 선수를 상대로는 2018년 체코 오픈에서 조언래(여자대표팀 코치)-김민혁(한국수자원공사) 조를 3-0으로,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장우진-박강현(국군체육부대) 조를 4-1로 차례로 꺾어 2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장우진-임종훈 조의 남자복식 결승전은 30일 오전 4시 50분에 열릴 예정이다.

 

두 선수가 마지막 문턱까지 넘으면 2015년 쑤저우 대회 혼합복식에서 양하은(포스코에너지)이 쉬신(중국)과 한·중 복식조를 이뤄 우승한 이후 6년 만에 개인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한국에 안긴다. 한국 선수만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은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가 1993년 구텐베르크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이후 28년 만의 도전이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1게임을 먼저 내줘 한 달 전 아시아선수권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는 듯했지만, 곧바로 평정심을 되찾아 2게임을 4점만 내주고 따낸 뒤 그 여세를 몰아 감격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4게임 임종훈의 드라이브 공격에 대한 도가미의 반격이 네트에 막혀 승리를 확정하자 두 선수는 두 손을 치켜 올리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두 선수는 경기 뒤 가진 국제탁구연맹(ITTF)과 공식 인터뷰에서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진 상대에게 설욕해서 기쁘다. 남은 시합도 잘 준비해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현지에 계신 한인 분들이 워낙 잘 돌봐주셔서 좋은 시합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꼭 더 큰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한국의 세계탁구선수권 첫 남자복식 결승 진출을 일궈낸 장우진(오른쪽)-임종훈 조 / 대한탁구협회> 

박정욱전문 기자 jwp94@hotmail.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한류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