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타임즈 강진영 기자] '만화의 길' 명동 재미로가 인기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을 비롯, ‘유미의 세포들’ ‘이태원 클라쓰’ ‘김비서가 왜그럴까’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연달아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작 만화들도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일까. 만화를 테마로한 거리도 팬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서울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명동 재미로는 명동과 남산이라는 서울 대표 관광지를 이어주는 길이다. 하지만 명동 쇼핑가에 비해 묘하게 관광객들의 발길에서 비켜서 있다.
그런데 이 길이 최근 ‘가고 싶은 거리’로 급부상 했다. 서울시가 2년 전부터 시작한 만화거리 1차 조성사업 덕분에 회색빛의 낡은 골목이 귀여운 캐릭터들이 가득한 흥미로운 골목으로 화려한 변신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거리는 외국 만화 캐릭터가 아닌, 한국 만화 인물들로 벽면을 채워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K웹툰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거리는 그야말로 핫플레이스가 됐다.
K웹툰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곳, 명동 재미로를 직접 찾아가봤다.
명동역 3번 출구 바로 앞에서부터 시작되는 재미로는 명동주민센터를 지나 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 이어진다.
재미로로 들어서는 골목길 입구에서는 만화적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어 발길을 주춤하게 된다. 조금 더 길을 따라 들어가서야 다양한 만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캐릭터들을 보니 비로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골목길 벽면부터 상점들 간판까지, 70년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만화 '로보트 태권V'와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 캐릭터 조석 등이 행인을 반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펭수도 있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재미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뿐만 아니다. 만화를 콘셉트로 한 상점들도 곳곳에 위치에 볼거리를 더했다.
이 길 첫 길목에는 현재 신인 작가들의 꿈이 모인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가 주최한 ‘서울 상상산업 신예 발굴 프로젝트 그룹 전시회’다. 캐릭터,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등 본인의 전시 컨텐츠를 보유한 청년 예술가들이 거리를 채웠다. 이 전시회는 이달 28일까지 진행된다.
길의 주요 거점마다 총 6개소가 설치된 다양한 문화 콘텐츠 공간 ‘재미랑’을 찾는 재미도 있다.
전시회와 가까운 곳에 자리한 재미랑 3호 카페 ‘동심’에서는 추억의 만화를 소개하고 있다. 4층 테라스 석은 시대의 아이콘인 '아기공룡 둘리'의 주인공 둘리와 희동이가 포토존을 꾸미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을 제작한 김청기 감독의 상설 전시전도 있어 눈길을 끈다.
김청기 감독은 1990년대까지 ‘로보트 태권V’ 외에도 ‘우뢰매’ ‘똘이장군’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연출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두 곳에서 운영 중인 김청기 전시전에는 크고 작은 태권V 피규어와 '우뢰매' 비디오, 똘이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도심 속 루프탑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동심’은 남산의 '뷰 맛집'으로 유명하다.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2' 출연진인 전소민과 제시, 오나라, 미주가 다녀가 화제가 됐다.
재미랑 1호는 웹툰 제작사 디씨씨이엔티(DCCENT)가 운영하고 있는 웹툰 카페다. 카페 내부는 DCC 웹툰 의 굿즈와 소품들로 꾸며졌다. 대표적인 인기 DCC 웹툰 ‘악녀가 사랑할 때’ ‘이제야 연애’ ‘그대 사자의 이름으로’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아도니스’ 등의 작품 속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재미랑 2호 카페에서는 고전 장난감들과 만화책을 볼 수 있다. 또 재미랑 6호에서는 옛날 비디오, 옛날 오디오 등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레트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재미랑 1호 바로 옆에 자리한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도 핫플레이스다. ‘소나기’ ‘소중한 날의 꿈’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안재훈 감독의 작품 제작 과정이 담긴 자료들을 볼 수 있어 애니메이션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애니메이션의 내레이션에 참가한 박신혜, 오연서 등 배우들의 대본도 있어 재미를 더한다.
1차 거리 조성사업 완료만으로 다채로워진 재미로 골목길. 내년에는 2차 조성 사업이 계획돼 있다. 올해에도 재미있지만 내년에도 더 재미있을 전망이다. 내년에 이 거리를 다시 찾아야 하는 이유다.
강진영 기자 prikang@hanryu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