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최대실적

이우환 '점으로부터(2 works)' . /사진=서울옥션

[한류타임즈 문지현기자] 올해 상반기 미술품 경매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매출을 올리며 호황을 알렸다. 서울옥션과 K옥션의 경우 상반기 낙찰총액이 지난해 연간총액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2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제 161회 미술품 경매는 낙찰총액이 약 243억원, 낙찰률은 87%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2월부터 6월 초까지의 낙찰총액은 694억원을 달성, 2020년 연간낙찰총액인 476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번 경매에선 한국 추상화 거장 이우환이 작가 경매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점이 나선형으로 돌아가면서 유기적인 흐름으로 나타나는 '점으로부터(2 works)'(1975년)가 22억원에 낙찰되며, 이전 최고가인 '동풍'(1984년)의 20억7000만원(2019 홍콩세일)을 돌파했다.

김환기의 무지개색 전면점화 '27-XI-71 #211'(1971)은 30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이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중섭이 말년에 그린 '가족'(1945)은 15억5000만원, 유영국이 한국 자연을 기하학적 색면 분할로 해석한 '영혼'(1965)도 12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근대미술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윤형근, 박서보, 김창열 등 유명작가들의 작품도 예상가를 훨씬 뛰어넘는 낙찰가를 기록했다.

해외작가 중에서는 쿠사마 야요이가 검푸른 바탕에 은빛 안료로 그물망을 그린 'Silver Nets (BTRUX)'(2014)가 18억원에 시작해 29억원에 팔렸다. 고미술에서는 겸재 정선의 실경 작품 '동작진'이 시작가인 1억5000만원의 약 3배 가까이 되는 4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다음날인 23일 강남구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 6월 경매는 낙찰총액이 100억원, 낙찰률은 75%를 기록했다. 상반기 낙찰총액은 약 530여억원으로 지난해 연간낙찰총액인 517억원을 넘어섰다.

이날 경매 최고가는 13억5000만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1980)다. 이우환은 서울옥션에 이어 케이옥션에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블루칩 작가'의 면모를 보였다. 김환기의 십자구도 작품 '무제'는 6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중섭의 스승 한국 1세대 여성화가 백남순의 '한 알의 밀알'(1983)은 낮은 추정가의 약 5배인 3800만원에 낙찰됐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근래 보기 힘들었던 이우환 희귀작, 유영국 수작 등 작품 구성이 좋아서 높은 낙찰총액을 기록했다"며 "현장 경매 열기도 뜨거웠지만 최근 급증한 젊은 세대와 기존 큰손 컬렉터, 외국 고객들이 온라인 응찰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게 이번 경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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